피싱 범죄가 정교해지고 조직화되면서 금융당국과 금융권의 대응 방식도 바뀌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2026년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권이 참여하는 「보이스피싱 근절 협의체」를 가동하고, 신종 피싱까지 신속하게 탐지·차단하기 위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배경에는 가파른 피해 증가가 있습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약 3,11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배 늘었고, 건당 평균 피해액도 5,301만 원으로 1.9배 증가했습니다. (출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2025.4)
보이스피싱 정보공유·분석 AI 플랫폼 「ASAP」은 2025년 10월 29일 금융보안원 출범식과 함께 본격 가동됐습니다. 약 130개 금융회사가 참여해 9개 유형 · 90개 항목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자동 공유하고, 여기에 AI 패턴 분석을 더하는 구조입니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출범 후 약 12주(2026년 1월 집계) 동안 정보공유 약 14만 8,000건, 계좌 지급정지 등 조치 2,705건이 이뤄졌고, 약 186억 5,000만 원 규모의 피해를 막았습니다. (출처: 금융위원회·금융보안원, 2026.1)
실제 차단 사례도 이어집니다. 한 은행 담당자는 의심 계좌를 ASAP에 조회해 동일 명의인의 다른 사기 계좌 입금 이력을 확인하고 지급정지했고, 증권사 담당자는 FDS 룰로 지연이체된 고령 고객을 직접 접촉해 검찰 사칭 피싱 피해를 막았습니다.
최근에는 노쇼사기, 로맨스스캠, 투자리딩방처럼 '재화·용역 거래를 가장한' 신종 피싱이 늘고 있습니다. 2025년 1~7월 누계 피해액은 약 7,76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늘었고, 이 가운데 검찰·금감원 등을 사칭한 '기관 사칭형'이 약 75%로 가장 컸습니다. (출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2025.8)
문제는 기존 FDS(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가 이런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신종 피싱에 쓰인 계좌나, 명확한 피해 신고는 없지만 범죄 정황이 짙은 '대포계좌' 패턴이 룰에 반영돼 있지 않아 탐지가 어려웠습니다.
이 지점이 실무에서 가장 부담이 큰 부분입니다. 공동 탐지룰은 업권 공통의 '기준선'을 빠르게 끌어올려 주지만, 룰 기반 탐지는 새로운 수법이 등장한 뒤에야 반영되는 후행적 한계를 안고 있습니다. 결국 각 금융회사는 공동룰을 토대로 삼되, 자사 고객의 거래 패턴에 맞춰 신종 수법을 스스로 학습·탐지하는 AI 기반 FDS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오탐(정상 거래 차단)과 미탐(피해 누락) 사이의 균형을 맞출 수 있습니다.
이에 금융위·금감원·금융보안원은 경찰청 및 주요 금융권 FDS 실무진과 워킹그룹 회의를 거쳐 최신 거래 패턴을 분석한 '공동 탐지룰(안)'을 마련했습니다. 신종 피싱 관련 6종, 대포계좌 관련 9종 등 총 15종입니다.
도입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시점 | 추진 내용 |
| 2026년 6~7월 | 업권별 시뮬레이션으로 탐지 모델 정확성 테스트 |
| 2026년 3분기 | 최종 공동룰 확정, 은행권부터 순차 적용 |
| 2026년 3분기 이후 | 카드업권 가상계좌·적금계좌 등 신규 패턴 분석 및 탐지룰 마련 |
금융감독원과 금융보안원은 2023년 10월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 운영 가이드라인」을 처음 내놓은 뒤 적용 범위를 넓혀 왔습니다. 협의체에서는 다음과 같은 제도적 기반이 추가로 정비됩니다.
• 전 업권으로 가이드라인 확대: 기존 은행·카드 중심에서 상호금융, 금융투자, 보험 등으로 확대합니다.
• 대응 인력 확충: 거래량·탐지 건수·피해자 수를 고려해 적정 조직과 인력을 갖추도록 유도합니다.
• 상시 업데이트 체계: 정기적인 탐지 실적 분석과 공동룰 업데이트를 정착시킵니다.
금융권 자체 혁신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지주 내 은행·카드·증권·보험사 간 의심거래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는 '원스탑 정보공유 서비스'를 통해, 2026년 4월 개시 이후 약 14억 8,000만 원의 피해를 보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협의체의 핵심은 금융권 단독 대응을 넘어 범부처 협업으로 확장됐다는 점입니다. 앞서 살펴본 금융권의 ASAP·공동 탐지룰이 '금융 단계'에 해당하며, 여기에 통신·수사·자금세탁방지(AML) 단계가 맞물려 방어막을 이룹니다.
통신 단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5년 7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실제 통화 데이터를 학습한 '실시간 통화기반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를 KT를 통해 개시했고, 8월에는 통신3사(SKT·KT·LGU+)와 AI 탐지 협력을 강화했습니다. 이 서비스는 올해 탐지율 95% 이상, 약 2,000억 원의 피해 예방을 목표로 합니다.
수사 단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025년 9월 29일 출범한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을 중심으로 대응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과기정통부·금융위·방통위·금감원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 조직으로, 출범 효과는 통계로도 확인됩니다. 출범 전 급증하던 보이스피싱은 출범 직후인 10월과 11월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발생 건수와 피해액이 모두 감소했고, 추석 연휴와 무관한 11월에도 감소세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정책 효과로 풀이됩니다. (출처: 경찰청 보도자료, 2025.12)
자금세탁방지 단계: 금융위·금감원·FIU·금융권은 「특정금융정보법」상 강화된 고객확인(EDD) 제도를 활용한 거래정지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경찰이 사기 혐의 계좌로 지목하면 고객확인을 마치기 전까지 거래를 정지해 자금 도피를 차단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FIU는 2026년 업무계획에서 범죄수익을 '사후 환수'에서 '초기 단계 차단'으로 전환하기 위해, 법원 결정 전에도 의심계좌를 정지하는 '범죄의심계좌 정지제도' 도입을 예고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사기 탐지(FDS)와 자금세탁방지(AML)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같은 대포·범죄의심계좌를 FDS는 '사기 거래'로, AML은 '자금세탁 위험'으로 따로 들여다보던 방식으로는 사전 차단이 어렵습니다. 사기와 자금세탁을 하나의 자금 흐름으로 묶어 보는 FRAML(Fraud + AML) 관점이 중요해지는 이유이며, 금융회사로서는 분리돼 있던 두 업무를 데이터·룰·조직 차원에서 통합하는 과제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 단계 | 주관 기관 | 핵심 기능 |
| ① 통신 | 과기정통부·통신3사 | AI 통화 탐지 (정확도 95% 목표) |
| ② 금융 | 금융위·금감원·금융보안원·약 130개 금융사 | ASAP 정보공유 · FDS 공동 탐지룰 |
| ③ 수사 | 경찰청 통합대응단 | 신종피싱 계좌 통보·거래정지 연계 |
| ④ AML | 금융정보분석원(FIU)·금융위 | 강화된 고객확인(EDD) 활용 거래정지 추진 |
이번 정책에서 주목할 부분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사후 보고 중심이던 AML 규제를 사전 예방형 자산 동결 수단으로 옮기려 한다는 점, 둘째, 통신·금융·수사·자금세탁방지를 잇는 대응 구조를 제도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탐지룰은 새 수법을 뒤따라가는 후행적 성격을 완전히 벗기 어렵고, EDD 활용 거래정지·범죄의심계좌 정지제도도 아직 법 개정 단계라 실효성은 시행 이후 확인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정보 공유가 가상자산사업자(VASP)나 해외 송금 채널까지 확대된다면, 범죄 자금의 도피 통로는 한층 좁아질 것입니다.
이엘온소프트는 이러한 변화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룰 기반을 넘어 신종 수법을 스스로 학습하는 AI-FDS, 사기와 자금세탁을 하나로 잇는 FRAML, 그리고 데이터를 직접 공유하지 않고도 기관 간 탐지 모델을 함께 고도화하는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은 ASAP이 연 '정보 공유의 시대' 그다음을 준비하는 핵심 기술입니다. 정보를 모으는 단계에서 모델을 함께 키우는 단계로, 이엘온소프트는 금융회사가 규제 환경 안에서도 안전하게 협력하며 더 빠르게 진화하는 피싱에 함께 맞설 수 있도록, 그 길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출처 및 참고자료
• 금융위원회: 보이스피싱 근절 협의체 및 ASAP 출범 관련 보도자료 (2025.10/ 2026)
•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2025년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 (1분기·1~7월 누계)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과기정통부 · 통신3사 AI 통화 탐지, 신종스캠 대응
• 금융정보분석원(FIU): 2026년 자금세탁방지 주요 업무 수행계획 (2026.02)
• 경찰청: 범정부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 출범 2개월 성과 (보이스피싱 감소 추세, 2025.12)
•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 FDS 운영 가이드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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